*1994년 12월 제일서적 독후감 공모 출품: 가작 수상
<진실로 소중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신이 인간을 창조할 때 남자를 먼저 창조하고, 그 분신으로 여자를 창조하여 서로의 외로움을 달래며 기쁨을 같이 나누는 생의 동반자 역할을 하게 했다.
이 세상의 모든 일들이 너와 더불어 또는 너로 인해 일어나는 일들일 진데, 나와 너의 만남과 그 만남의 기대치에 따라 각자의 운명이 지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은 지타를 아십니까?(Do you know TITA?)
이 소설의 화두가 되고 있는 지타를 아느냐?는 물음!
지티를 찾아 평생을 방황하는 최경수!
그가 구하는 동경의 여성 지타는 커다란 눈동자에 조용한 미소를 소유한 불변의 여인이다.
그는 '산타페'의 어두움 속에서 또 프랑스의'보르도'에서 '페째르부르크'에서 지타를 찾았다.
여기서 주인공은 여성에게 절대적 의미를 부여 했으며 생의 목표도 생의 가치도 '너'라고 이름 지어진 여성에 의해 결정 지워짐을 말해 주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 첫사랑의 여인 혜숙을 형에게 빼앗긴 경수는 참담한 패배감에 몸부림친다.
그의 마음속에는 형에 대한 복수심과 질투심이 불타게 되고 공부를 복수의 칼날로 사용하게 된다. 프랑스, 미국 등의 공간으로 일시 도피하여 공학을 공부하며 앞날을 기약한다. 그 결과 그는 공학 박사가 되었고 교수가 되었으며 정보통신 시스템의 모뎀을 발명하여 하루 아침에 백만장자가 됐다. 그러나 완전히 복수에 승리한 그는 학문과 명예와 돈을 움켜 쥔 채 더 큰 허탈감을 맛보았다.
공부는 형에 대한 복수의 방법으로 적절치 못했으며 상처 입은 영혼은 형의 몰락을 목전에 두고도 행복 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그는 말한다.'진실로 소중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현재의 밑바닥에 잠재한 무수한 과거의 잔영들......
현재를 잉태한 왜곡된 과거 때문에 그는 고독 했고 또 왜곡된 내면의식으로 인하여 소중한 시간을 허비 했으며 건강도 잃게 됐다.
시시각각으로 밀려오는 죽음의 그림자와 운명의 그림자를 의식하며 그는 바다를 그리워하고, 지타를 그리워 했다.
한 마리의 길 잃은 새가 되어 외딴 섬에서 초라히 죽어가야 하는 죽음의 공포 때문에 두려워 떨었다.
상처 입은 영혼을 안고 고국으로 돌아온 그는 다시 한 번 지타를 찾기 위해 운명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제주도에서 '난희'라는 여인을 만나 참담한 고독과 죽음의 공포에서 놓여나 인간의 참된 행복을 맛보게 된다. 그러나 운명의 사슬은 그를 풀어주지 않았다.
죽음을 앞 둔 자의 필사적 인 사랑 앞에서 그의 내면은 불안에 싸인다. '이 행복은 현실을 도피한 비현실일 거라'고 ......
그는 어쩌면 현실의 행복은 자기 몫이 아닐 거라는 착각 속에서 살고 있는지 모른다.
그가 마지막 순간까지 지타를 갈구했음은 '난희'의 초상화에서 잘 나타나 있다. 초상화 하단에 새겨진 "그는 나에게 지타를 아느냐고 물었다"
그는 전 생애를 지타에 대한 갈구로 끝내고 있다.
지타의 실체는 무엇일까?
진실로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끝내 물음표로 남는다.
주인공은 왜 그토록 지타를 찾아 헤매었을까?
'산 너머 저 산 너머 행복을 찾아 갔다가 눈물 글썽 되돌아 왔다'는 시구가 떠오른다.
그는 행복을, 소중한 것을 외적인 것에서 찾으려 한 것이 아닐까?
관찰자의 눈을 통해 2인칭의 대명사 '너'로 불리워지는 주인공의 고뇌를 현재와 과거의 적절한 배치로 심도 있게 그려진 소설이었다.
각박한 세상에서 덧없이 흘러간 과거를 반추하며 앞으로의 생을 설계해 보는 뜻있는 시간 이었다. 생의 목표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각자의 인생은 비단에 무늬를 짜듯 여러 형태와 여러 색깔로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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