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파아란 허공을 휘저으며
손짓하던 그대
이제는
매운 연기에 풀잎도 시들고
시나브로 흐르던
강물도 시커멓게 병이 들어
갈증으로 목이 타며
돌아가
쉴 곳 없는 도회의 새들이여
오늘도 찢겨지는 치맛자락
그대의 보금자리
또 하나가 날아 가도
설움 먹고 피어나는
물망초처럼
솟아 나는 전설의 고향
함박 웃음 웃던 보름달이
지붕 위에 박을 낳고
삽살개가 꼬리 치며 노천명이 시를 읊던
우리의 고향
이제는 돌아가 누울 곳 없는
우리의 고향
가슴까지 시멘트로 범벅이 되어
꿈까지 차가워진 우리들의 오늘
넋까지 빼앗기고 모두 다 잃어버려
부질없이 던져 보는 돌 팔매질
돌은 새가 된다.
새는 돌이 된다
아-- 날아 가 버리고 돌아오지 않는
우리들의 새들이여!
우리들의 새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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